
영화관을 나오면서 든 생각은 "내가 본 건 영화였을까, 아니면 내 안의 외로움이었을까"였습니다. 조커: 폴리 아 되는 그런 영화였습니다. 아서와 할리 퀸의 관계를 보며 저는 이해받고 싶은 욕망의 왜곡된 형태를 읽었지만, 나중에 돌이켜보니 그건 제 경험이 투영된 해석이었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누군가와 깊이 연결되고 싶었던 기억들이, 영화 속 위험한 관계를 과하게 공감하도록 만든 건 아닐까 하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전편을 관통하는 질문, 그게 진짜였을까
조커 1편은 아서 플렉이라는 한 남자가 광대에서 악의 상징으로 변해가는 과정을 보여줬습니다. 그는 우울증과 정신병으로 사회에 적응하지 못했고, 코미디언 머레이 프랭클린을 동경했지만 그마저도 망상에 불과했습니다. 점차 그의 분노는 통제를 벗어났고, 예상치 못한 사건들이 연쇄적으로 일어나면서 그는 살인을 저지르게 됩니다. 결국 고담시 전체를 뒤흔드는 폭동의 중심에 서게 된 그는 '조커'라는 빌런으로 탄생했습니다.
영화 마지막 장면을 두고 많은 사람들이 논쟁했습니다. 이게 실제 상황인지, 아니면 또 다른 망상인지를요. 저 역시 그 질문에 확신을 갖지 못했는데, 2편의 대사를 통해 모든 게 실제로 벌어진 일이었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폭동 이후 아서의 재판 과정이 이번 작품의 중심 축이 될 거라는 예측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공유 정신병이라는 제목이 던지는 의미
'폴리 아 되(Folie à deux)'는 프랑스어로 '공유 정신병'을 뜻합니다. 1편에서 아서가 홀로 느끼던 광기가, 이번엔 다른 누군가와 나뉘게 된다는 의미입니다. 그 중심엔 할리 퀸이 있습니다. 조커에게 진심으로 빠진 듯한 그녀의 등장은 많은 기대를 모았습니다.
저는 이 관계를 보면서 '광기는 관계 속에서 증폭된다'는 해석을 내렸습니다.
인간의 외로움이 낳은 비극이라고 읽었죠. 그런데 곰곰이 생각해보니, 영화는 그걸 낭만화하거나 동정적으로만 보여주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위험하고 파괴적인 공모를 냉정하게 드러냈습니다. 그런데도 저는 그 안에서 인간적 슬픔을 더 크게 느끼려 했고, 인물들의 책임이나 선택의 문제를 상대적으로 덜 보려 했던 것 같습니다.
전작처럼 현실과 환상을 오가는 아서의 망상은 계속됩니다. 그리고 그 망상의 한가운데 할리 퀸이 존재합니다. 이게 단순한 사랑인지, 아니면 서로의 병을 키워주는 공생인지는 영화를 직접 보고 판단하셔야 할 부분입니다.
뮤지컬이라는 형식, 호불호를 넘어서
조커2가 뮤지컬 장르를 택했다는 소식에 많은 사람들이 의아해했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보니 뮤지컬 요소는 필요할 때만 적재적소에 등장했습니다. 뮤지컬 장르를 싫어하는 사람도 이질감 없이 볼 수 있을 정도로, 이건 기존 뮤지컬과는 다른 새로운 형식이었습니다.
전작에서도 음악은 조커의 감정을 표현하는 중요한 축이었습니다. 2편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레이디 가가가 할리 퀸 역으로 참여하면서 조커와의 케미를 보여줬는데, 그녀의 매혹적인 보이스와 연기는 영화의 강력한 무기가 됐습니다.
저는 뮤지컬 장면을 '내면의 감정을 시각화한 언어'로 받아들였습니다. 그런데 이것 역시 제가 감정 표현이 은유적이고 예술적인 방식으로 드러나는 걸 선호하기 때문일 수 있습니다. 만약 제가 보다 현실적이고 건조한 서사를 선호하는 관객이었다면, 같은 장면을 과잉된 연출이나 서사의 단절로 느꼈을지도 모릅니다. 즉, 영화의 형식을 이해한 게 아니라 제가 좋아하는 표현 방식에 맞았기 때문에 설득된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호아킨 피닉스, 다시 한번 증명한 독종의 연기
5년의 공백이 무색할 정도로 호아킨 피닉스의 연기는 여전히 압도적이었습니다. 이번 작품을 위해 다시 감량하며 독종 배우의 면모를 보여준 그는, 조커라는 캐릭터를 완전히 자기 것으로 만들었습니다. 그의 표정 하나, 몸짓 하나에서 아서의 고통과 광기가 동시에 느껴졌습니다.
제 경험상 연기력만으로 영화 전체를 지탱할 수 있는 배우는 많지 않습니다. 그런데 호아킨 피닉스는 그걸 해냈습니다. 레이디 가가와의 조합도 예상보다 훨씬 좋았고요. 두 사람의 케미는 불편하면서도 매혹적이었습니다.
개봉 초반에는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실제로 뮤지컬 형식이나 서사 구조가 일반적인 속편과는 다르기 때문에, 기대와 다르다고 느끼는 분들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명작으로 평가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봅니다.
결국 이 영화를 통해 제가 느낀 감정은 진실했지만, 그 해석이 전적으로 작품에서 나온 것이라기보다 제 경험과 취향, 감정적 성향이 강하게 개입된 결과라는 점을 인정하게 됐습니다. 그래서 지금의 저는 이 영화를 '외로움의 비극'으로만 보지 않고, 선택과 책임, 그리고 관계 속에서 형성되는 광기의 위험성까지 함께 보려 합니다. 스포일러가 쏟아지기 전에 극장에서 직접 확인해보시길 권합니다.
참고: https://youtube.com/watch?v=j07JpfvIyVQ&si=gaPoOZZ0z_kwpmRt